![]() |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 ‘디지털 농업의 미래’ 강연에서 철학자 최진석 새말새몸짓 이사장은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필연적인 변화로 강조하며, 기술 중심의 새로운 농업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매일경제 애그테크혁신센터, 한국농업기술진흥원, 한국벤처농업대학이 공동 주최하였으며, 농업 기술과 사유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바꾸는 농업의 지형도
최진석 이사장은 강연에서 디지털 기술이 단순한 농기계나 생산 자동화를 넘어서 농업의 본질적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스마트폰, 센서, 드론, 위성 기반의 농업 기술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현장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는 변화이며, 이는 농업을 정보 산업으로 재정의하는 출발점이라는 것이 그의 핵심 논지입니다.
특히 데이터 기반의 농사 계획 수립은 토양 상태, 기후 조건, 병충해 패턴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작물별 맞춤형 관리가 가능하게 합니다. 그는 농업이 더 이상 감(感)에 의존하는 산업이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예측 가능한 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은 단순한 효율성 증대가 아니라,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구조적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기존에 소외되어 있던 청년층, 도시 거주자들도 디지털 농업을 통해 새롭게 농업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기후 위기 시대에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 시스템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되며, 이는 농업을 고령 산업에서 첨단 산업으로 이끌 수 있는 기회라는 진단입니다.
농부의 역할 재정의와 교육의 필요성
디지털 농업이 본격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농부’라는 직업의 정의도 재정립되고 있습니다. 최진석 이사장은 농부가 더 이상 땅을 일구는 전통적 의미의 생산자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디지털 리더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농업 교육은 단순한 기술 전수가 아닌, 사고 방식의 전환과 시스템적 접근을 담보하는 형태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그는 특히 농업 현장에 적용되는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농민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수적이며,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교육기관이 협업하여 디지털 농업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예를 들어, 센서 기술과 IoT 기반 제어 시스템, 농업용 플랫폼 분석 도구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농민들도 ‘데이터 이해자’로 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그는 철학자로서 농업이 단순한 생산 활동을 넘어 인간과 자연의 관계, 삶의 방식 자체를 반영하는 상징적인 영역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렇기에 디지털화가 기술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관점에서 접근되어야 하며, 농민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전했습니다. 이러한 포괄적 인식은 단순한 산업 발전을 넘어, 농촌 공동체의 지속성과 회복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경제 전문가로서 본 디지털 농업의 함의
경제 및 정책 전문가로서, 디지털 농업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농업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합니다. 경험적으로 볼 때, 기술은 언제나 불균형적 확산과 현장 간 격차를 동반하기 마련이며, 이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기 위한 중간 플랫폼과 행정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특히 데이터 기반 농업은 정보 비대칭 해소와 예측 가능성 확대라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고도화되고 있으며, 이는 투자 환경의 안정성 또한 제고하는 요소가 됩니다.
앞으로의 농업 정책은 단기적인 지원금이나 보조금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인프라 구축, 지역별 스마트팜 테스트베드 운영, 청년농 진입 확대 등 구조적 정책 개입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기반에는 사람, 즉 농업인을 중심에 두는 사고가 있어야만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농업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위한 농업’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입니다.


